뱃살날다 리뷰(컨텐츠 리뷰)

[★★★] 북리뷰- 트렌드코리아 2021 요약 & 리뷰

뱃살날다 2020. 11. 3.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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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코리아를 실제로 구입해서 읽기 시작한건 작년 부터였다. 그 전엔 지인들로부터 풍문으로만 듣고 그런게 있구나~ 내년 전망은 그렇구나~ 듣고 마는 정도. 원래 트렌드니 유행이니 하는 것에 통 관심 없던 내가 트렌드코리아에 솔깃하기 시작한 건 이런 나조차도 모른척 할 수 없을 정도로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해가고있기 때문이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변화는 내가 먹고사는 직장에, 무심코 켠 티비에, 매일 보는 핸드폰 속에 스며들어 있었고 무서운 속도로 변하고 있었다. 더욱이 올해 코로나로인해 이전 세상과 이후 세상이 완연히 달라질 거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더욱 내년의 힌트가 되어줄 트렌드코리아를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

이번 트렌드코리아 2021의 부제는 COWBOY HERO. 작년 트렌드 키워드 리뷰와 올해 트렌드 키워드 전망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다.
2021년 10대 트렌드 키워드 간략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V노믹스 : 코로나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바꾸게 될 경제.

영화설정보다 더 영화같은 혼란의 한해였다. 모두가 뒤바뀐 일상에 적응하려 애쓰고 힘든 시기가 곧 지나갈 거라고 서로를 다독이고 있지만 치료제와 백신의 기약은 아득하고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류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 한다. 팬데믹이 뒤흔들어 놓은 현실이 불안하지만 우리는 늘 그랬듯 답을 찾아야한다. 첫번째 키워드 'V노믹스' 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2021년 소비 시장을 어떻게 바꿀까?에 대한 고민이다. 경제 전망은 산업별,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나겠지만 '대면성' 및 '대체재가 어떻게 존재하느냐' 등 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또 온라인 교육 전망은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이 보완되는 '블렌디드 러닝'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장기간 계속된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능률이 떨어지고 재택교육 환경에따라 학습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걱정하여 오히려 학생들이 학원 등 사교육 시장쪽으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어느 분야든 새로운 브이노믹스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장기화 될 코로나 시대를 돌파할 열쇠가 될 것 이다.

(뱃살 코멘트) >>>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2020-2021년 모든 전망은 코로나로부터 절대로 자유로울 수 없다. 여행과 항공, 영화공연 사업이 이렇게 될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들은 인력을 감축하고 투자를 줄이며 '생존'에 집중하고 있어 나같은 일반 노동자들의 생계는 더더욱 불안하고 모두 소비를 줄이고 투잡이나 재테크에 매달리고 있다. 그러니 소상공인들은 오죽할까. 지금까지 상식이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뒤집어지고 시대가 변하는 속도는 더 빨라졌다. 난 과연 적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2. 레이어드 홈 : 집의 기능이 의식주의 기본 기능을 넘어 업무와 휴식, 놀이와 창의 공간으로 확장된다. 집의 변화는 그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제로 올해들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을 호텔같이 편안한 공간으로 꾸미거나 취미생활을 집안으로 끌어오는 등 가구, 홈트레이닝 제품, 살균제품, 편의가전 등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뱃살 코멘트)>> 코로나로 밖을 못나가니 자연히 집에서 즐기는 놀거리, 집 자체가 편안한 공간이 되는 게 중요해졌다. 외식 여행 등에 돈을 못쓰게 되니까 집에서 쓰는 제품들에 돈을 더 쓰게 되는 것 같다.
반면 아이들을 학교에 못보내면서 부모가 집에 묶이는 시간이 늘어나고 다툼도 늘어나는 등 그동안 축적되어왔던 가정의 문제들이 곪고 터지면서 사회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이런 가정 내 갈등을 줄여줄 수 있는 가사-육아 용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구조적인 정책지원도...)

3. 자본주의 키즈 : 어릴 때부터 광고,시장,금융등 자본주의적 요소 속에서 자라 자본주의 생리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가 소비의 주체로 성장했다. 이들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고 소비를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데 주저함이 없으면서도 구매의 합리성을 따지는 소비를 하고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4. 거침없이 피보팅 : 피보팅은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용어지만, 코로나 이후 사업 전환을 일컫는 중요한 경제용어가 됐다. 앞으로 새로운 혁신을 창조하는 기업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아니라 '소비자의 변화하는 행동 양식'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이 될 것이다.

5. 롤코라이프 :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 세대인 Z세대는 마치 롤러코스터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유행하는 이벤트나 챌린지에 열광하고, 상식적인 예측의 범위를 넘어서는 짤은 변주와 이색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환영한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다 즐기고나면 미련없이 하차하고 다음 놀거리로 갈아탄다. 이같은 롤러코스터 라이프를 사는 롤코족은 더이상 변덕스러운 젊은이들이 아니라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되고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100% 완벽한 마케팅 보다는 재빠르게 치고빠지는 '숏케팅'이 중요해졌다. 요즘 세대의 '병맛과 재미'를 추구하는 성향과 이어지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소셜미디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자란 영향도 있겠고.

6. 오늘하루운동 : 운동이 붐이다. 등산로에는 레깅스로 차려입은 남녀노소의 발길이 이어지고,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와 서핑이 대중화되고 있다. 운동 열풍은 단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과 면역에 관심이 커진 것뿐만 아니라, 건강에 방심하지 않는 MZ세대의 특성, 정체의 시대에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 관련 기기 및 플랫폼 시장의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운동의 일상화는 한국인의 삶의 기준이 성취와 경쟁에서 즐겁고 건강한 가치를 찾는 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7. N차 신상 : 요즘 중고마켓은 '아나바다 운동'으로 대표되는 예전의 중고거래와는 다르다. 여러차례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고 있고 중고시장의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에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등 재테크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당근마켓의 성장에서 보이듯 지역을 기반으로한 생활 플랫폼으로도 진화중이다. 여기에는 환경까지 생각하는 의식의 변화, 공유에 너그롭고 빨리 싫증 내는 MZ세대의 등장, 코로나로 인한 짠테크와 집콕소비의 증가, 쉽고 안전한 거래 플랫폼의 발달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8. CX유니버스 : CX의 의미는 '고객경험의 총체적 관리'인데, 대표적으로 마블 유니버스처럼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충성도 높은 팬덤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이야기 같다.

9. 레이블링 게임 : 올해 MBTI 등 다양한 자기진단 테스트가 인기였다. 한 사람이 여러 정체성을 동시에 갖는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에 '나는 누구인가?'는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 됐고, 자기정체성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인은 '레이블링 게임'에 몰두한다고 한다. 스스로 자기정체성에 딱지를 붙인 뒤, 해당 유형이 갖는 라이프스타일에 동조 함으로써 정체성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는 경향이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어서 이런 브랜드를 사는 게 아니라, 이런 브랜드를 사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역의 인과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뱃살 코멘트) >>> 이 부분은 트렌드코리아의 해석과 내 해석이 조금 다른데, 내가 올해 MBTI에 열광했던 이유는 사람마다 모두 다른 가치관과 성격의 다양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틀에 맞춰진 기존 인간상에서 벗어나 그 어느때보다도 자기정체성을 지키고 존중하겠다는 의식의 전환이 MBTI 신드롬으로 표현된것 같다. (사람 성격이 얼마나 다양한데.. 솔직히 16가지 유형도 너무 적다! 더 세분화 되어야한다!) 그동안은 사회에서 선호하는 인간상 - 외향적이고, 많은 친구들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추구하며 하루를 시간계획을 세워 열정적으로 사는 성실한 사람 - 이라는 정답이 정해져있고, 어떻게든 그 기대에 부응하기위해 내가 불편해 하는 사람들과도 (넓은 인간관계를 위해) 어울리고, 인맥이 넓은척 하고, 열심히 사는 모습으로 보이려고 노력했다면, MBTI는 내가 타고난 성향, 내가 편안해하는 상태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도와주는 장치였다고 생각한다. 예전엔 다들 외향형이 좋고 내향형이 나쁘고 (심지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외향형=활발하고 사교적, 내향형=내성적이고 비사교적 이라고 잘못 알고있었음) 현실형이 좋고 이상형이 나쁘고 이성형이 좋고 감정형이 나쁘고 계획형이 좋고 즉흥형이 나쁘고 안정형이 좋고 민감형이 나쁜거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서로 성향이 다를 뿐 좋은거 나쁜거로 나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이해할 수 있게됐다. (물론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기 편한 성향이 분명 있다는 것은 인정함. )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는 성격을 만나도 '저 사람은 나랑 성향이 다르니까. 저 사람한테는 저게 맞는 거겠지' 하고 넘어가게 된달까. 나 스스로에게도 이젠 정답에 맞춰 '난 왜 저렇지 못하지?' 자책하기 보다는 그냥 내가 타고난 성향대로 살게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으려고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너랑 틀려도) 존중해줘' 라는 마음을 담아 MBTI 성향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린다. 회사에서 어울리기 불편한 자리가 있으면 예전엔 어떻게든 그 무리와 어울리려고 무리했는데 이제는 '제가 내향형이라서요..'라고 정중히 거절하고 스스로가 지치지 않게 밸런스를 지키려한다.
MBTI 유형이 같으면 동질감은 느끼지만, 또 동시에 '같은 유형인데도 쟤랑 나랑 이렇게나 다르네?' 하는 생각 역시 든다. 그리곤 역시 성향과 가치관은 고작 16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없을만큼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걸 되새긴다.

10. 휴먼터치 : 코로나로 언택트 트렌드가 더욱 조명을 받으면서 기술이 지향해야할 방향이 인간과의 단절이나 대체가 아니라, 인간적 접촉을 보완해 주는 역할이어야 한다는 점이 더 분명해지고 있다. 불가항력의 역병이 창궐하고, 첨단 기술은 빛의 속도로 앞서나가며, 트렌드는 숨 가쁘게 바뀌는 어려운 시대, 이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적인 '감성'과 '공감'", '진심이 담긴 인간의 손길' 즉 휴먼터치다.

 

(뱃살 날다 총평) 작년 키워드였던 '멀티 페르소나' 가 올해 '부캐'로 대세가 되는 것을 보았기에 트렌드코리아에 대해 나름의 신뢰를 가지고 있다. 내가 알고싶은 건 '변화해 가는 시대의 흐름' 인데 마케팅 분야는 그 어떤 분야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할 수 밖에 없으므로 늘 좋은 참고가 된다.

그런데 마케팅트렌드서라 그런지 아무래도 변화의 긍정적인 면, 밝은 면, 시대의 흐름에서 포착할 수 있는 기회에 포커스를 맞춰 쓰여진 것 같다. 코로나에 점령당한 올 한해를 되돌아 보면 '우울감과 무기력'이 떠오르고 내년 역시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거라는 걱정스런 현실 앞에서는 약간 이질감도 든다. 아마도 모두가 힘들어하고 우울해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의 희망을 놓치 말라는 뜻에서 의도적으로 '코로나 블루'에 대한 해석을 절제한 게 아닌가 싶다.

부디 책의 부제였던 COWBOY HERO에 담긴 의미처럼, 암울하게 날뛰는 바이러스를 능숙하게 컨트롤하는 2021년이 되기를 나도 소망해본다.

 

 

 

 

 

트렌드코리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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