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나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이 입는 옷의 크기도
몸무게와
머리 색깔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의 이름도
두 뺨의 보조개도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당신이 읽은 모든 책이고
당신이 하는 모든 말이다.
당신은 아침의 잠긴 목소리이고
당신이 미처 감추지 못한 미소이다.
당신은 당신의 웃음 속 사랑스러움이고
당신이 흘린 모든 눈물이다.
당신이 철저히 혼자라는 걸 알 때
당신이 목청껏 부르는 노래
당신이 여행한 장소들
당신이 안식처라고 부르는 곳이 당신이다.
당신은 당신이 믿는 것들이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며
당신 방에 걸린 사진들이고
당신이 꿈꾸는 미래이다.
당신은 많은 아름다운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만
당신은 잊은 것 같다.
당신 아닌 그 모든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하는 순간에는.
-아닌 것
by 에릭 핸슨
류시화 옮김
공유 읽음(?) ㅋㅋ
<뱃살달다 코멘트>
유퀴즈 프로그램을 처음 봤는데 괜찮네요.
여러 게스트분들이 나오셔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대해 여러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도 저만의 답을 찾아야겠지요.
게스트 중 한분으로 출연하신 배우 공유님께서 소개해 주신 에릭 핸슨의 '아닌 것'이란 시를 듣고 너무 좋아서 티스토리에도 남겨요. 살면서 중심을 잃은 날 종종 꺼내 읽고 싶네요..
특히 '당신이 아닌 다른 것들로 자신을 정의하기로 결정한 그 순간에는' 이라는 부분이 마음에 오래 남네요. 지금 제 상황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일지도.. 다른 이들의 기준과 정답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를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야겠어요.
예전에 덴마에서 닥터고드 편을 보다가 닥터고드가 육체가 죽고 영혼만 메모리에 담겨 여러 실험을 당하며 자신이 누군지, 전혀 다른 모습이 되버린 자신을 자신이라고 인지하게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에피가 나오는데, 그 에피소드를 보고 '나를 나로 인지하게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같아요. 닥터고드의 경우는 짝사랑하던 여자의 남자친구를 죽음으로 몰아간 죄책감이었는데, 꼭 닥터고드 같은 상황이 아니라도 사람은 종종 살아가면서 처한 상황과 주위사정에 휩쓸려 자기자신이 누군지 쉽게 잊은 채 살곤하죠. 그럴때 나를 나로 인지하게하는 키워드가 뭘까, 하는 질문에대한 편안한 답장같은 시예요. 좋은 시 소개해주신 공유님과 옮겨주신 류시화 시인님 감사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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